밤늦은 시각, 전북 전주천 인근 한 카페 연못.
수상한 존재가 눈에서 빛을 뿜으며 수풀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닙니다.
잠시 후 뭔가를 입에 물고 나오는데, 얼핏 봐도 사람 팔뚝만 한 비단잉어입니다.
두드리는 소리에 놀라 달아나는 녀석, 정체는 수달입니다.
[서화성 / 수달 목격자 (카페 운영) : 2~30초도 안 되는 사이에 물고기를 물고 나와서 돌 위에 던져놓더라고요. 던져놓고 다시 들어가서 또 사냥하려고 하는데 제 인기척을 느꼈는지 수달이 바로 그냥 도망갔어요.]
한밤의 추격전 이후 화성 씨는 수달이 깜빡 흘리고 간 잉어를 수로 근처에 가져다주었습니다.
그렇게 끝인가 싶었는데 녀석의 연못 출퇴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.
그 사이 10년 넘게 공들여 키운 씨알 굵은 잉어들이 몽땅 사라졌습니다.
전주천입니다. 수달이 다녀간 연못까지 여기서부터 직선으로 약 200m인데요. 저와 함께 가보겠습니다.
마을로 이어지는 저 뒤편의 물길이 수달의 이동 경로일 것으로 추정됩니다.
하천에서 꽤 떨어진 곳인데 물고기가 사는 건 도대체 어떻게 안 걸까.
[최태영 / 국립생태원 생태응용연구실장 : (수달은) 냄새를 통해서 물고기 냄새, 즉 비린내 같은 걸 맡을 수 있죠. 그래서 이 물 따라가면 먹이가 될 수 있는 물고기가 있겠다는 걸 판단하게 됩니다.]
2018년 전주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, 전주천과 삼천에 사는 수달은 모두 8마리 정도.
수달이 한 번 찾아온 이상 앞으로 계속 마주칠 가능성이 큽니다.
[서화성 / 수달 목격자 (카페 운영) : 물고기가 다 없어지면 수달이 안 온다고 하니 그때까지 좀 기다려봤다가 발걸음이 뜸해지면 그때 다시 물고기를 사다 넣을 예정입니다.]
잉어 주인에서 수달 집사로 변신하는 건 아닌지 연못을 사이에 둔 '눈치 게임'은 어쩐지 이제 시작일 것만 같습니다.
YTN 김민성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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